본문 바로가기

필리핀생활9

아들 독서록에서 본 희망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매주 독서록을 제출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숙제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집에 있는 짧은 책을 읽고 휘리릭~ 갈겨쓰는 편이다. 어느날 아들의 책상위에 펼쳐져 있는 독서록을 한번 살펴보다가 흐뭇한 서평이 있어 남겨본다. 「 나는 전쟁에 나가 싸우고 희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논개는 나라를 위해 강에 낙사한 게 인상 깊었다. 나는 오늘 남자만 희생하고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다. 」 우리 아이들이 보는 역사속에서 그리고 지금의 한국 현실 사회에서 여전히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많은 부침속에서 여성의 권리는 꾸준히 신장되어 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학교 때 페미니즘 교양 수업중에 교수님이.. 2020. 10. 7.
아들의 새로운 취미 - 디오라마(Diorama) 코로나로 인해 필리핀에서 수개월째 집에서 갇힌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은 심심함과 지루함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놀잇감'을 찾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건담을 조립하고 만든 후, 장난감 전쟁 병사들과 전투기 등을 배치하며 전쟁놀이를 즐겨한다. 어느 날, 아이가 찰흙과 솜, 여러 전쟁 장난감을 배치하더니 위 그림과 같은 모형을 만들었다. 아들: 엄마, 내가 디오라마 만들었어. 어때 멋지지? 엄마: 어~ 멋지다. 그런데 디오라마가 뭐야? 아들: 엄마, 요즘 유튜브에서 디오라마가 뜨고 있는 취미야. 모형같은 걸로 어떤 장면을 만드는 거야. 엄마: 그럼 이건 무슨 장면인데? 아들: 음.. 이건 '인천 상륙작전'이야. 여기 파란색 건담이 UN 군이고, 여기 칼 맞고 쓰러져있는 초록색 자쿠가 북한군이야. 인천.. 2020. 8. 23.
장수풍뎅이 사랑이야기 심심함에 지친 아들이 그린 그림이다. 아들은 여러 종류의 애벌레와 장수풍뎅이들을 키우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서 먹이 주는 법, 집 만드는 법, 짝짓기 시키는 법 등을 열심히 보고 배워 장수풍뎅이들의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있다. 맨날 옆에서 쫑알쫑알 유명한 장수풍뎅이들의 이름과 특징 등을 읊어대고 있지만, 정말 왼쪽 귀로 흘러들어 왔다가 오른쪽 귀로 싸~악 빠져나간다. 종종 풍뎅이들을 꺼내서 보여주지만 내게는 그놈이 그놈 같아 보인다. 하지만 아들이 그린 그림은 내 맘에 쏙~ 든다. 특히 각 그림마다 붙인 그림의 제목이 인상적이다. '헤라클래스-선택-사랑-짝짓기' 장수풍뎅이를 그렸는데, '인간-선택-사랑-짝짓기' 우리들 인간사를 그린 것 같다. 아들은 한번씩 나에게 장수풍뎅이의 짝짓기 과정에 대해 설명을 .. 2020. 8. 16.
필리핀에서 집, 콘도 렌트구하기 필리핀에서 외국인들은 주로 콘도나 빌리지 내 집을 렌트해서 거주를 한다. 한국분들이 선호하시는 지역은 주로 BGC(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와 맥킨리(따귁 시티), 마카티와 락웰, 올티가스, 알라방 정도이다. 선호 이유로는 1. 주거지역의 안전성 2. 편리시설 3. 자녀 학교 및 학원시설 4. 회사 위치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지역들은 타 지역들에 비해 렌트비가 비싸다. 필리핀은 주로 브로커를 통해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고, 브로커 비용은 집주인이 부담하게 된다.(수고비는 보통 1년 렌트비 중 1달치 비용) 필리핀에서 집을 구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소개한다. 소개되는 집들은 브로커가 올린 경우도 있고, 집주인이 올린 경우도 있다. 필리핀에서 원하는 지역 및 콘도가 있다면, 그 콘도.. 2020. 8. 16.
해외에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준비하기 2019년 마흔 한살의 나는 새로운 직장으로의 이직을 시도했고,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서류 전형 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점수가 가산점을 주어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다. 비록 이직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마흔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다시 공부한 것은 좋은 기회여서 정말 잘했다고 느꼈다. 해외에서의 준비과정을 공유하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까 적어본다. 1.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위해서는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홈페이지의 안내사항을 꼼꼼히 숙지하고 회원 가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선 해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시험일정과 시험 장소의 선택이 중요하다. 본인의 공부, 비행 스케줄을 고려한 시험 일정 선택과 한국에서 체류하게 될 지역, 익숙한 지역으.. 2020. 8. 15.
필리핀에서 토익시험 보기 작년(2019년) 내 나이 41세에 작은 도전을 했다. 나를 한번 점검하고 싶은 마음으로 거의 16년 만에 토익시험에 응시했다. 대학생 시절 5개월간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 몇달간 토익 문제집과 씨름을 하고 몇 번의 실제 시험을 치르고 나서 마지막에 910점을 받았다. 4학년 마지막 학기 인턴 하던 곳에서 바로 취업으로 연결이 되어 더 이상은 토익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토익시험을 공부하고 응시한 나의 노하우를 적어본다. 1. 우선 최신 토익 문제집 한권을 한국에서 구매해서 받았다. 리스닝 파트와 리딩 파트가 있었고 실전 문제 위주였다. 하~ 그런데 듣기 파트를 풀으려면 음성파일을 또 온라인으로 구매해야 하고, 구매방법도 회원가입 등 귀찮은 과정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튜브 검색.. 2020. 8. 15.
학교본선탈락- 재외동포어린이한국어그림일기대회응시 내 아이는 필리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유치원 때 아이가 의사소통이 편한 언어가 자연스레 영어가 되어, 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 국제 학교에 보내게 되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1년 일찍 학교를 들어갔고, 남자 아이다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많이 뒤처지는 그룹의 아이였다. 3학년 때 학부모 상담 시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 보통 필리핀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들과 한국에서 온 아이들과의 학업 격차가 벌어지는 편인데, 우리 반 아이들의 경우 그 격차가 굉장히 큰 편이라고 하셨다. 초등학생 때는 놀려야 잘 큰다고 생각하고 키웠지만 공부 좀 시켜야 한다는 말씀에 마음이 오그라 들어 상담한 날 한국에 우공비라는 문제집을 주문한 기억이 난다. 4학년 때 한국에서 새로이 전학을 온 친구들은 덩치도 .. 2020. 8. 12.
11살 아들의 코로나 고민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3월부터 ECQ(강화된 지역 격리 조치) - MECQ(완화된 ECQ) - GCQ(일반 지역 격리조치) - MECQ(8월 4일부터 시행)를 시행하고 있다. 통금시간이 생기고,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사업장 종류별로 운영 여부가 결정되었다. 이 조치의 시행으로 특히 21세 이하, 60세 이상은 거의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상황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11살 아들은 한 때 축구선수가 꿈일 정도로 공부보다는 농구와 축구 등 운동을 열심히 했고, 학교에서도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체육관에서 쾌쾌한 냄새가 날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 놀다 오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좁은 집에 거의 5개월째 갇혀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3월 온라인 수업이라도 시작을 .. 2020. 8. 3.
그들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필리핀에서 산 지 14년이 넘어갑니다.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면 지나가는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와 웃음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뭐가 저리 즐거울까', '무슨 힘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요. 아주 허름한 옷을 입고 길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도 참 많이 웃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내게 자주 미소를 띄우며 인사해 주기도 합니다. "굿모닝 맘~~" 내가 뭐라고 "Ma'am"이란 호칭으로 불러주고 눈을 마주치고 씨익~ 웃어줍니다. 가드들도 인사해주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참 많이 인사해줍니다.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때는 너무 어색했지만, 이젠 자연스럽고 익숙합니다. 인사를 받으면 나도 "굿모닝~~" 하며 답을 하고 미소를 짓습니다. 친정엄마가 폐암으로 고생하시고 돌아가신 후에, 한동안 시도때도.. 2020.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