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리핀생활

그들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by Just J.S. 2020. 5. 30.

BGC 업타운 몰 

 

필리핀에서 산 지 14년이 넘어갑니다.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면 지나가는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와 웃음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뭐가 저리 즐거울까', '무슨 힘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요.

아주 허름한 옷을 입고 길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도 참 많이 웃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내게 자주 미소를 띄우며 인사해 주기도 합니다. "굿모닝 맘~~" 내가 뭐라고 "Ma'am"이란 호칭으로 불러주고 눈을 마주치고 씨익~ 웃어줍니다. 가드들도 인사해주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참 많이 인사해줍니다.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때는 너무 어색했지만, 이젠 자연스럽고 익숙합니다. 인사를 받으면 나도 "굿모닝~~" 하며 답을 하고 미소를 짓습니다.

친정엄마가 폐암으로 고생하시고 돌아가신 후에, 한동안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 문득 엄마 생각이 나거나, 엄마의 부재를 느낄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10여분 아침에 걷는 출근길에도 한동안 가끔씩 울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지나갈 때 필리핀 분들이 "굿모닝 맘~"하고 인사를 건네줄 때면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닦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들의 인사와 미소가 제게 큰 위로가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필리핀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고 지역격리조치가 취해지면서 길거리가 많이 한산해지고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서로 멀리 떨어져서 지나가려고 의식적으로 서로 행동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요즈음 출근을 하다가 갑자기 뭔가 허전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와 웃음을 마스크에 가려져 볼 수 없는 현실이 확 와 닿았습니다. 상대방이 미소 지을 때, 나도 전염된 것처럼 미소 짓게 됩니다. 그 잔잔한 따뜻함과 밝음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제게 앗아간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 많이.. 아쉽습니다.. 그립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