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매주 독서록을 제출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숙제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집에 있는 짧은 책을 읽고 휘리릭~ 갈겨쓰는 편이다. 어느날 아들의 책상위에 펼쳐져 있는 독서록을 한번 살펴보다가 흐뭇한 서평이 있어 남겨본다.
「 나는 전쟁에 나가 싸우고 희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논개는 나라를 위해 강에 낙사한 게 인상 깊었다. 나는 오늘 남자만 희생하고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다. 」
우리 아이들이 보는 역사속에서 그리고 지금의 한국 현실 사회에서 여전히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많은 부침속에서 여성의 권리는 꾸준히 신장되어 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학교 때 페미니즘 교양 수업중에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의 삶은 여전히 직선이기는 어려워요. 결혼을 하고 임신, 양육의 과정을 거치면서 여자의 삶은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우리가 삶의 방향성만 확고히 지키고 간다면 직선보다 늦게 도착하겠지만, 결국에는 우리가 목표한 것에 다다를 수 있어요."
「 여성 총리는 2003년부터 세 번째 배출 중입니다. 여성 대통령은 진작 나왔습니다. 이원 집정부 체제인 핀란드는 2000년부터 12년간 여성이 대통령을 맡았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핀란드 아이들은 오히려 "남자도 총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묻곤 한다고 하네요.
[출처: 중앙일보] [후후월드]"최연소 女총리 뭐 중한가" 일·사랑 모두 잡은 서른넷 인생 」
최근에 여성과 젊은이의 정치 참여가 활발한 핀란드 기사가 굉장히 신선했다. 핀란드 아이들은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을 오래 보아오다 보니, 남자도 총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물어본다는 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아들이 일기장에서 언급한 것 처럼, 남녀 구분없이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는 세상', 다름이 틀림이 아닌 세상, 다양성이 인정되는 세상, 약자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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